ㅇㅇ
2018.09.24 00:19

신입병자의 입덕소회

조회 수 394 추천 수 13 댓글 22

안 그래도 한번은 쓰고 싶었는데 쓰다가 날려서 ㅂㄷㅂㄷ

연휴 맞이 길게 써 봄. 찻내난다면 말해줘 삭제할게.

 

 

0. 뚜며들다

 

첫눈에 반한 적 있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만 보이고

나머지는 흐릿해지며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 말이야.

나는 없어. 친구든, 연인이든 천천히 교감하며 가까워지는 타입이거든. 

그래서 운명적인 사랑이란 말도 믿지 않아.

아직 만나지 못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

 

뜨뚜도 첫눈에 반하진 않았어. 쇼미도, 힙합도 싫어했고

그땐 국내가요도 잘 안 들었어. 가올바나 연결고리는 알았는데

그 가수가 뜨뚜인지도 몰랐지. 윈, 믹매는 말을 말자...

신기하지? 이렇게 접점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입덕글을 쓰고 있으니. 나도 신기해. 

 

계기는 정말 사소했어. 작년 5월이었거든.

 

 

1. 한국말 인사,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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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에서 오이지 유니세프 콘서트 속 뜨뚜를 본 거야.

세상에 반반 머리라니. 너무 신박하지 않아?

의상도 뒷골목 형님st이라 잘 어울리더라고.

그때 처음 뜨뚜의 이름과 얼굴을 알게 됐어.

 

그림1.jpg

▲병자들 사이에서 격렬하게 호불호(그마저 불호가 심했던)가 갈렸던 반반머리. 보자마자 101마리 달마시안의 크루엘라가 떠올랐던 나뿐이었을까

 

 

그런데 무대 영상 속 뜨뚜의 멘트가 귀에 박혔어.

'한국말로 인사하니까 좋다, 한국어 쓰는 거 오랜만이다.'

알고 보니 1년 넘게 해외투어를 하느라 국내 활동이 공백이었던 거지. 

 

안된 마음도 들었는데, 이날 뜨뚜의 무대 에너지가 좋아서

팀 신곡도 찾아 듣는 계기가 됐어. 

그래서 ‘블링블링’은 뜨뚜의 목소리를 처음 접한 곡이었지.

다인원 그룹이었지만 뜨뚜를 찾기란 어렵지 않았어.

허투루 쓴 것 같아도 아다리 맞는 가사와

시원한 폭포수가 쏟아지는 듯한 래핑은 상상하던 뜨뚜의 모습이었거든.

 

 

▲웃으면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 좋아서 자주 본 직캠

 

 

 

 

2. 럽 앤 폴

 

YG.gif

 

돌이켜보면 어려운 시기에 

기약 없던 솔로 앨범이 나온 건데

평범한 리스너는 그 무게감을 몰랐어.

 

‘럽앤폴’의 첫 감상은 ‘덜 여문 청춘의 조각‘ .

그 나이 또래가 가질법한 고민, 좌절, 희망, 사랑 따위의 감정을

엮어 만든 앨범이더라구. 소박하면서 순수하더라.

 

주연상은 언제든 탈 수 있지만

신인상은 인생에 단 한 번밖에 못 타듯,

스물셋의 뜨뚜가 아니면 못쓸 노래들이었어.

 

딥하고 강렬한 곡들로만 채웠다면 안전한 선택이었을지 몰라도

뜨뚜의 디스코그래피는 단조로워졌겠지.

 

한편으론 언젠가 나왔어야 할 숙제 같던 솔로 앨범이 나와서

드디어 진정한 아티스트로서 첫 발을 뗀 느낌도 들었어.

인터뷰에서 그랬나. 예전엔 작업 스타일이 안되면 덮고 다음에 했는데,

솔로를 준비하면서 될 때까지 했다고. 그러다보니 많이 늘었다고.

 

그래서 뜨뚜의 솔로 2집을 기다려. 

지금도 실력이 느는 게 보이는데 얼마나 더 갈고닦아서 내놓을지. 

아직도 솔로 1집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데, 2집은 어떨지.

 
 
 

 

3. 사랑과 인연이 많네, 러브 시나리오

 

DY6IK8SX0AEuoPY.jpg

 

아직 입덕 안 했어. 난 사했병자거든. 

분당 팬싸 사진보고 뜨뚜 써치를 시작했어.

지난봄, 분명 뜨뚜의 첫인상은 반항기와 자유로움이 섞였는데 

이렇게 청순할 수가 없던 거야. 

그 이질감에 다시 보게 된 것 같아.

운이 좋았지. 떡밥 많을 때였으니.

야금야금 가랑비에 젖듯 얼굴을 익히다

정신 차리고 나니 뜨뚜에 흠뻑 젖어버린 거지.

 

이미 입덕해버린 입장에서

뜨뚜가 무엇을 하든 덕후에겐 포인트가 아니겠어.

그래도 꼽으라면 본업과 마인드를 꼽을래.

 

가수와 팬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가수가 행복할 때 팬도 행복할 확률이 높겠지?

그래서 노래할 때의 뜨뚜가 가장 좋아.

무대체질이란 무엇인지 뜨뚜를 보고 깨달았을 정도니까. 

반대로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노력했을까 싶고.

 
 

▲입덕초 가장 많이 본 직캠

 

 

인상 깊은 인터뷰를 하나 꼽자면 15직큐가 떠올라.

현재에 안주하면 영원히 신인왕에 머무르지 않겠냐며, 

계속 MVP를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

그 글을 읽고 무릎을 탁 쳤어. 

뜨뚜는 정말 난 놈이자 될 놈이구나. 

이게 바로 타고난 재능에만 기대지 않는 

‘난 놈’의 마인드구나 싶었지.

 

 

 

 

4.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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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딴에는 빈약한 어휘를 동원하여

입덕 계기부터 좋아하는 이유를 쓰고자 했는데 쉽지 않더라.

 

가볍게 발만 걸치는 줄 알았는데 벌써 가을이라니.

바람 따라 왔다가 바람 따라 가버릴 것 같은 뜨뚜는

알면 알수록 참 예측 불가하지만 아직까진 즐거워.

 

앞으로 언제나 좋은 일만 있진 않겠지.

하지만 미리 걱정하진 않을래.

나는 내 자리에서, 뜨뚜는 뜨뚜 자리에서 각자 할 일 하며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는 사이로 남고 싶어.

 

.

 

스물셋의 뜨뚜만이 럽앤폴을 만들듯

뛰쳐나갈 것처럼 좋아 ‘죽겠는’ 심정의 입덕기는 

지금밖에 못 쓰겠지?

 

길고 긴 글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노래해줘서 고맙다 뜨뚜야.

널 알게되서 행운이야. 매일이 행복이고.

 

  • ㅇㅇ 2018.09.24 00:27

    완전 감동하며 읽었다 

    난 어찌보면 뜨뚜가 매스컴에 처음 등장할때부터 재고 따지지도 않고 나도 모르게 입덕해서 여기까지 온 병자인데 시간과 함께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순간들을 병자덕분에 처음 마주할때의 초심으로 되짚어본거 같아 글 너무너무 고맙다!

     

    이거 뜨뚜도 보여주고싶네 ㅋㅋㅋㅋ 

  • ㅇㅇ 2018.09.24 00:30

    나도 이번입덕이지만 되게 공감가고 찡한 입덕썰이네 뭔가 기사같고 그렇다!! 정성글 잘 읽었다 ㅋㅋㅋㅋ

  • ㅇㅇ 2018.09.24 00:32

    ㅋㅋㅋㅋㅋㅋㅋ 찻내 걱정마라 오히려 글 보고 감동받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했다 진짜 넘나 좋은 글이다 이런 글도 볼 수 있고 새삼 내가 밥집에서 병자생활하는게 넘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 ㅇㅇ 2018.09.24 00:34

    찻내 안나는거지?? 나는 이제 안심하고 씻고잔다

    병자들 모두 즐추!!!

  • ㅇㅇ 2018.09.24 00:37

     

    잘자라 

  • ㅇㅇ 2018.09.24 00:35

    메세지북 만들자 이거 넣자 

  • ㅇㅇ 2018.09.24 00:37

    나도 막 그 생각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입덕글 올라온것도 정리해서 좀 같이 넣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글 우리끼리만 보기 좀 아쉽다 뜨뚜한테도 보여주고 싶다ㅋㅋㅋㅋㅋㅋ

  • ㅇㅇ 2018.09.24 00:44
    글쓴 병자들이 허락한다면 리뷰북에 넣어주고 싶다 진짜 ㅋㅋㅋ
  • ㅇㅇ 2018.09.24 00:46
    리뷰북... 밥집 오랜 숙원사업 ㅋㅋ 이번엔 꼭 이뤄야할텐데 ㅋㅋㅋㅋ
  • ㅇㅇ 2018.09.24 01:07
    괜찮은 생각인거 같다. 뜨뚜도 어떤 모습을 보고 팬이 되었는지 궁금해할것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뭔가 이런글들이 모여 뜨뚜에게 또다른 힘이 되지 않을까?
  • ㅇㅇ 2018.09.24 00:39 (*.*.8.*)

  • ㅇㅇ 2018.09.24 00:59

    베게갔다 잠자는 병자 아침에 일어나서 보고 깜놀하겠다 ㅋㅋㅋㅋ

  • ㅇㅇ 2018.09.24 01:11

    글 너무 좋다 진짜 영상이며 사진 선택도 아주 탁월하고ㅋㅋㅋㅋ

     

    허투루 쓴 것 같아도 아다리 맞는 가사 ㅋㅋㅋ 표현 좋다고 ㅋㅋㅋㅋ

  • ㅇㅇ 2018.09.24 01:34

    와 필력....진짜 감탄나온다

    정성들여 써줘서 너무 고맙다병자야 

  • ㅇㅇ 2018.09.24 01:51

    감동이다 병자야

    아니 무슨... 하... 넘버링 하면서 조곤조곤 말해주는 병자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다

    추웠던 겨울날 저 뷰리풀 직캠은 중병자상병자조상병자나 다름없는 나도 가장 많이 본 직캠이다

    사실 병자인 주제에 직캠 잘 못 보는 급한 성미였던 내가 저 직캠을 계기로 다른 직캠들도 조금씩 보기 시작했거든

    외모도 멋졌던 날이지만 그보다도 진짜 행복한 얼굴로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그냥 너무너무 좋더라

    추워서 코가 엄청 빨개졌는데도 춤과 표정의 리드미컬함이 살아있어

    팬이 바라는거 뭐 큰거 있겠냐 그저 무대 위에서 행복해 보이는거

    그게 제일 큰 부분 아닌가 싶다

    글 잘읽었다

  • ㅇㅇ 2018.09.24 08:40

    뜨뚜가 무대위에서 즐거워하면 그걸 보는 우리네 마음도 즐겁다 ㅋㅋㅋ

    나는 무대위에서 남의 눈치 안보고 맘껏 즐기는걸 볼때가 젤 좋다 ㅋㅋㅋㅋ

     

  • ㅇㅇ 2018.09.24 08:33

    아침에 일어나 밥집오니 베게에

    다들 잘 읽었다고하니 내가 더 좋고

    메세지북에 담는건 밥집에 모두 보라고 올린글이니까

    뜨뚜에게 보낼 수 있다면 나야좋지. 

     

    무튼 추석연휴 뜨뚜롭게 잘 보내라

  • ㅇㅇ 2018.09.24 08:39

    뜨뚜롭게 ㅋㅋㅋㅋ 와 역시 표현력이 좋다 ㅋㅋㅋㅋㅋ

    병자글 덕에 많은 병자들이 힐링이 된거 같다 ㅋㅋㅋㅋ 

    뜨뚜도 보면 좋아할거다

  • ㅇㅇ 2018.09.24 09:03

    와 이렇게 정성스럽고 공감가는 입덕글 읽을 수 있어서 너무 감동이야ㅋㅋㅋ입덕계기는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진짜 다 다르다는걸 또 느낌. 스치듯 만난 머글이 어느새 병자까지 되는 게 참 신비롭고 새삼 가수와 팬의 인연이 너무 소중하다고 생각 들었다

  • ㅇㅇ 2018.12.01 18:55

    병자의 글을 리뷰북 파트4의 첫글로 싣고자 한다 ㅋㅋㅋ

    뭔가 뜨뚜 얘기의 시작은 입덕소회로 시작하는게 좋을거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

  • ㅇㅇ 2019.06.02 04:27

    크으 다시읽어도 기자병자인가 하게되는 글이다 ㅋㅋㅋㅋㅋㅋ

  • ㅇㅇ 2019.06.02 08:21

    이 기자병자(?)의 글 결국 리뷰북에 실렸다 ㅋㅋㅋ 뜨뚜도 봤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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