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하면 지드래곤과 태양에 대한 얘기가 꽤 많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어요.
그렇네요. 엄청 존경하고 많이 배웠어요. 그렇지만 분명히 지드래곤 형 너머에도 우주가 있겠죠. 전 항상 멀리 보고 싶어요.
연습생은 어쨌든 결국 버텨야 하는 자리죠. 유혹 같은 건 없었나요?
전혀요. 전 이일이 너무 좋고,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 있었으니까. 밤늦게 연습하다 배고파서 햄버거 먹고 싶은게 제일 큰 유혹이었어요.
미국에 살때 힙합을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도 왜 YG였나요?
우연이었어요. 미국에서는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어요. 전 그냥 랩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고요. 그런데 저희 형 친구가 YG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서 오디션을 연다고 얘기해줬어요.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응시했는데 합격한 거예요.
오디션에선 어떤 래퍼의 곡을 골랐나요?
제가 쓴 랩이요.
보통 남의 노래를 잘 부르려고 하지 않나요? 자작곡은 위험할 수도 있는데.
그때는 랩을 하는 것보다 쓰는게 더 좋았어요. 그리고 사실 재미로 오디션을 본 거였기 때문에 재미있는 걸로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가사는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죠. 특히 랩 가사는 더 그렇고요. 당장 해보고 싶은 일은 없나요?
그냥 되게 커보고 싶어요. 돈도 많이 벌어보고, 슬픈 경험도 많이 해보고, 굳이 하나를 뽑자면 가슴 아픈 일을 겪어보고 싶어요. 꼭 애인이 아니더라도 제가 사랑했던 친구가 제 곁을 떠나야 한다거나, <Show Me The Money 3>에서 제가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부수고 싶다고 얘기 했잖아요. 그거 다 진심이었거든요. 진심에서 나오는 얘기니까 후딱후딱 쓸 수 있었고요.
<Show Me The Money 3>에선 그런 얘기가 육중한 트랩 비트와 잘 어울렸죠. 거기에 힘입어 우승도 했고요. 다음에 뭘 기대하면 되나요?
원래는 트랩비트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써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확실히 공연장에서는 터지니까 이제 릴렉스한 트랙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거칠지만 자면서도 들을 수 있는 그런거.
그런 랩을 하려면 좀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꽤 거친 질감이에요. 뭔가 굵은 목소리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원래는 조용조용했는데, 방송하면서 그런 사나운 목소리를 발견한 것 같아요.
한편 결승에서 부른 ‘가드 올리고 바운스’나 ‘가’의 후렴구는 계속 흥얼거리게 돼요. 50센트같은 래퍼들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죠.
그냥 음원을 틀어놓고 처음에 나오는 멜로디를 붙잡고 다듬고 그랬어요. 첫 느낌이란 게 중요해요. 딱 들었을 때 딱 나오는거. 그렇게 만든 후렴구가 제일 쉽고 멋있어요.
가사가 잘 안들린다. 또는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는 비판은 어때요?
똑같다는 얘기는 아직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떄문에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괜찮아요. 센 힙합만 했으니까 하지만 가사 전달력을 키우는 건 지금 가장 큰 숙제 예요. “어? 이제 바비 랩이 잘 들리네”란 얘기를 들을 때 ᄁᆞ지 노력해야죠. 그런 비판은 달게 받고 있어요.
<Show Me The Money 3>부터 피처링한 ‘Born Hater'까지 꾸준히 ’헤이터‘에 대한 얘길 했어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알던 스타가 더 성공하면 변했다고 말해요. 그런데 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무게감이 있어야 존경받을 수 있고 카리스마가 생기죠. 그게 보기 싫다고 변했네. 원래 안 저랬네.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에요. 질투하지 말라고.
올해 무게감이 좀 생겼나요?
생기고 싶네요. 아직은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바비가 생각하는 멋진 남자는 어떤 모습인가요?
꾸밈없는 남자요. 로RAW 한 것. 날 것.
남자다운 사람인가요?
노력하고 있어요. 성격자체가 꾸미는 걸 별로 안 좋앟요. 가면 쓰고 그러는 거.
<Show Me The Money 3>에서 14년차 래퍼 바스코를 꼭 꺾고 싶다고 했어요. 결국 이겼죠. 14년차 래퍼 바비를 생각해보기도 했나요?
인간이란 존재는 약하잖아요. 앞으로 14년동안 고비가 많을 거예요. 만약 그 고비를 다 이겨내면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웬만한 사람들이 쟤는 진짜 멋있는 애 다라고 말하는,.. 하지만 중간에 하나라도 못 버틴다면 패배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워후~ 끝이다 병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