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뜨뚜의 새로운 랩 떡밥이 떨어지니
대선만큼 마음이 싱숭생숭하네
병자들은 어떰?
아까 투표하고 와서 거하게 낮잠을 자다가
6시에 벌떡 깨어서 실검에 ㅆㅇ횽 이름이 없는 걸 보고 식겁했는데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었지
내일까지 이 설레는 마음 어떻게 할까 하다가
처음으로 짤 없는 진지+간증글 하나 던져놓고 가려고.
이때 나병자는 아직 현실직시가 안돼서 히빱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눈뜨고 있다
정도로 생각하고 쓴 글이었음. 이곳을 알기도 전이고.
불과 몇달만에 김밥집 지박령이 되어 여러 병동과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전전긍긍하게될 줄이야.
노안 안온 병자들, 현기증 없는 병자들, 인내심많은 병자들만 읽던가 말던가.
일기에서 베껴놓은거니까 오글거림 주의. 고나리 환영.
틀어놓은 트랙들 중에서 "Like This"가 흘렀다.
Bobby의 목소리가 나와서 그야말로 놓치기 싫어 모든 것을 멈추고 그 목소리가 흘러가는 것을 들었다.
목소리가 참 멋지다.
목소리라는 것을 온 몸을 울려서 성대를 통해 마찰이 일어나고
혀와 이와 입술을 통해서 나오는 소리인지라
가만히 귀 기울여서 듣고, 듣고, 또 듣다보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몸통, 입안의 구조, 얼굴 골격이 다 떠오르게 된다.
(특히 바비의 경우는 더 그렇다.)
/ə / 와 / l / 발음이, / d /와 / t /발음이 그의 치아를 꼭 닮아 있다.
특히나 치아 또는 입천장의 마찰과 파열을 본인이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 같은
rapping 을 할 때는 더 그렇게 느껴진다.
입을 열면 온 얼굴에 미소가 퍼지는 것 같아 보이게 만드는
도드라지게 희고 커다란 치아,
그리고 윗니들과 아랫니들의 울림 사이에 조금 뜬 공간,
그 안으로 공기가 듬뿍 흐른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거리가 멀어 공간이 큰 마찰이다.
혀가 입천장으로 날아갔다가
순간 폭포수처럼 아래로 떨어진다.
유치한 표현이지만 그곳이 자연 경관이라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그랜드 캐년 보다도 더 경외로운 장관일 것이다.
/ l /발음을 할 때의 혀를 생각하면 용암이 떠오른다.
놀이 동산에서 회전목마를 타자고 조르는 어린아이처럼
하와이 여행에서 용암이 보고 싶다고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실제로 화산이 터지고 용암이 흐르는 장면을 본 그는
징그럽다며 이내 뒷걸음을 치기는 했지만.
아마도 그의 상상 속에서 화산은
무대 위에서 뛰어다니는 자신의 모습처럼
활발하게 폭발했을 것이고
하늘로 치솟아 올랐던 용암은
'thriller', 'stealer'를 발음하는 그의 혀처럼
격렬하게 추락했을 것이다.
몸 속의 꿈틀거리는 열기,
딱딱한 지표면을 움직일 정도로 주체할 수 없는 열기가 무엇인지
자신이 직접 냄새로, 눈으로, 촉각으로 체험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이 그가 다다르고 싶은 경지인 것 같아 보였다.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딱딱하고 먼 깊이의 땅속을 뚫고 나와
산을 만들 정도의 뜨거움,
산을 만들고 나서도 모자라서
이따금 그 뜨거움을 밖으로 분출해야만 하는 활화산.
그는 자신을 활화산처럼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내가 그를 활화산처럼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 왜 기획사 오디션을 보았을까.
왜 자신을 '크게 될 몸'이라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싶다'고 했을까.
열정을 또렷이 느끼기에도 어린 나이, 삶의 부족함이나 갈망을 느끼기도 이른 나이에.
무엇엔가에 갇혀 간절히 탈출하고 싶고
무엇인가를 발산하고 싶다는 마음 같은 것은 모르고
그저 얕은 세계에서 얕은 친구들을 만나고
그냥 시간을 마구 가져다 버려도 아까울 것이 없는 나이에
그의 눈빛은,
자신의 몸을 모두 던져 불사르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유난히도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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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니 북흐러워졌다.
건치홍보대사도 아니고 왠 치아얘기가 이렇게 많다냐
쥐구멍 들어가고싶지만 그래도 꿋꿋하려 셀프 응원을 해본다
술정신으로 보니까 그냥 존나 뻐렁쳐서 바비만세 외치고싶어진다 병자야
근데 정말 뜨뚜의 치아구조를 생각하면 이빨 얘기가 많이 나오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래도 난 같은 걸 생각하더라도 병자처럼 글로 풀어낼 능력이 안되어 신기하다
좋다....